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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북미

"카리브 해의 진주, 큐바(キューバ)를 알아보자!(5)

by 신기황 2024.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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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쿠바는 인종차별을 뿌리뽑기 위해 오랫동안 공들여서 교육 개혁을 실시해 왔다. 초등 무상교육은 그 이전부터 시행되어왔지만 극심한 빈부격차때문에 빈곤층 아이들이 일찍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 실질문맹률이 상당했고, 특히 농촌지역의 문맹률은 40%대에 달했으며,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는 부유층이나 일부 공부잘하는 학생들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사실 1950년대 쿠바의 문맹률은 20%대를 기록했기 때문에 교육수준이 타 라틴아메리카 국가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은 축이라고 볼수는 있었지만 문제는 교육 자체의 불평등이 매우 심각했던 것이다.

쿠바 혁명 직후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맹퇴치에 공을 많이 들였으며 이후로는 중등교육과 고등교육에도 많은 예산을 쏟아부었고, 성인문맹을 퇴치하기 위해서도 적지 않은 예산을 부여했다. 이렇게 교육에 대해 신경을 쓴데다가 경제가 어렵던 1990년대에도 교육에 대해서 기본적인 투자는 유지하면서 무상교육 제도는 끝끝내 지켜왔기 때문에, 문맹률은 아메리카 국가 가운데 최저 수준으로 0.2%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학진학률도 70%~80%대에 달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교육수준은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즉, 교육여건 하나는 타 중남미 국가들에 비해서 독보적으로 좋은것이다. 거기에 베네수엘라로 교사들과 교재를 대거 수출하기까지했고, 볼리비아나 니카라과,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등에 교육인력을 많이 보냈으며, 많은 분야에서 인종차별이 해소되었다. 그러나 뿌리깊은 백인의 백인 우월주의와 흑인, 혼혈 멸시는 여전하여 아직도 사회 일부분에서는 흑인이나 혼혈에 대한 백인의 차별과 경멸이 남아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도 브라질에서 흑인 문맹률 20% 대 백인 문맹률 3%로 벌어진 것에 비하면 여기는 양반이다.

그렇지만 높은 교육수준에도 고학력자들이 취직할만한 질 좋은 일자리가 별로 없고 공장이나 농장에 취직하기에는 보상에 비해서 페이가 짠지라 인재들이 서비스업 등 일부 직종으로 몰려들어가는 문제점이 심각하며 미국이나 유럽, 여타 중남미 국가들로 인재유출도 이루워지고 있다는것이 쿠바의 고민거리이다. 농촌이나 공장에서는 젊은 인력이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고학력자들이 만족할 직장이 부족하고 그나마 취직한다해도 급여가 박해서 제대로 일할 의지가 없게되어 대충대충 시간을 때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졸업만 하면 일단 직장이 배정되기는 하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 한국 등에서 문제되는 청년실업 문제가 없기는 하지만 평균 봉급이 풍족한 소비생활을 누리기에는 부족하기때문에 자영업이나 외국인 대상 직종에 종사하거나 할 경우가 아니라면 돈을 거하게 벌려면 별 수 없이 투잡을 뛰어야 한다. 이 때문에 외국인 대상 가게에서 일하거나 연줄이 있다면 아예 가게를 차리는 것을 선호하거나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는것을 선호하며 미국으로 목숨걸고 쪽배타고 가기도 한다.

2015년 미국 국무부에서 발표한 쿠바의 치안 상황은 MEDIUM 등급(중간). 세계적인 수준으로 치안이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전반적인 치안이 막장을 달리는 중남미 기준으로 친다면 칠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에콰도르, 페루, 코스타리카 등과 더불어서 치안은 그런대로 좋은 국가이고, 정부에 불만이 많은 사람들도 쿠바의 치안이 괜찮다는 것 자체는 인정한다. 하지만 살인이나 폭행 같은 강력 사건은 비교적 적어도 소매치기, 절도(주로 물품 빼돌리기), 바가지 같은 비폭력 범죄는 빈번하다고 한다. 그리고 국교 정상화를 통해 미국과 유럽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관광객 대상 강력사건의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쿠바는 주민통제에 주력하는 공산주의 국가답게 군경이 매우 많고, 거리에 깔린 제복, 사복 경찰도 많아서 과연 그 우려대로 강력사건이 증가할지는 미지수이긴 하다. 거리의 순찰 경관은 관광객이 뭘 물어보거나 도움을 청하면 친절하게 안내해주기는 하는데, 드물게 만날 수 있는 사복 경찰은 조심해야 된다. 쿠바도 현 정권에 반발하는 재야운동가들이 있는데 이들을 돕는 외국인을 감시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이 감시대상 근처에서 얼쩡거린다 싶으면 불심검문에 들어간다.

문제는 쿠바 경찰은 대부분 신분증을 잘 안 들고 다닌다는 것이다. 사실 쿠바에서 경찰을 사칭하는 간 큰놈이 거의 없기도 하고, 신분증을 분실하면 크게 문책받기 때문에 잘 안 갖고 다닌다. 그래서 관광객이 "니가 경찰인지 어케 아냐 신분증도 없는데?" 라며 검문을 거부하면 바로 제복 경찰들을 불러서 연행해간다. 게다가 쿠바 경찰서에 일단 연행되면 외부와 연락도 못하고 유치장에 갇혀서 며칠씩 살 수도 있다.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서인지 이런 외국인들한테는 가혹행위는 하지 않지만, 외부와 연락도 못하므로 갇힌 사람은 미칠 노릇이다. 그러니까 쿠바를 여행하다가 사복 입은 현지인이 " 경찰인데 여권 좀 보여주세요 " 라고 요구하면 일단 얌전하게 보여주는 게 좋다. 다른 국가(심지어 프랑스에서도)에서는 범죄자가 관광객을 대상으로 경찰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검문하는 척 여권과 금품을 훔쳐가는 일이 있지만 공권력이 막강한 쿠바에서는 자기가 경찰이라고 자칭하는 사람은 분명히 경찰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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